[031] 나를 키운 8할은 불량식품💨
90년대생 친구들의 구구절절 콘텐츠 수다 레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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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끝날 것 같지 않던 더위가 지나고 이제 새벽녘에는 제법 쌀쌀해. 겨울을 좋아해서 그런지 다가오는 가을이 반갑게 느껴지네.🤗 이번 주 구구콘은 그 시절 우리를 키운 불량식품에 대해서 수다를 떨어 봤어. 그리고 도시생활이 팍팍한 사람들을 위해 [서울시 여러분]을 소개해. 먼저 우리 셋이 이번 주에 뭐 보면서 지냈는지 구경할래?
Letter by. 몽땅🧦 몬몬🍧 생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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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몽땅은ㅣ동생과 뒤늦게 [탑건: 매버릭]을 봤어. 주말에 쉬다가 아무 생각 없이 봤는데, 영화관에서 봤으면 더 재밌었을 것 같아. 그리고 또 뒤늦게 조예은 작가님의 작품 [칵테일, 러브, 좀비]를 읽기 시작했어! 맨 처음엔 '좀 오싹한가?' 싶다가도 끝내 편안해지는 희안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흥미롭게 읽는 중이야. 그리고 우연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문지원 작가가 자퇴하며 쓴 글 [누가 학교의 붕괴를 슬퍼하랴]를 읽었어. '학교는 늙은 아버지 같다.'라고 말하는 날카로운 시선이 무척 인상적인 글이야.
👇 내 장점이 뭔지 알아? 바로 솔직한 거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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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SUMMER FILM으로 색다른 협업을 선보인 아이브가 세 번째 싱글 앨범 [After LIKE]로 돌아왔어. 타이틀곡 ' After LIKE'에는 알 수 없는 뽕끼(?)가 있더라고. 그래서 그런지 조금 낯설었어. 하지만 몇 번 듣다 보니 레이의 템포 빠른 랩과 가을의 킬링 파트 '내 장점이 뭔지 알아? 바로 솔직한 거야', 원영의 다채로운 표정과 음색이 보였어. 예능 출연으로 친숙해진 유진과 마냥 귀여운 막내 이서, 탄탄한 메보 리즈까지! 멤버별 장점이 분명하게 담긴 곡인 거 있지! K-POP 뽕끼(?) 한 번 감상해 보지 않을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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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몬몬은ㅣ블랙핑크의 신곡 [Pink Venom]과 아이브의 신곡 [After LIKE]를 반복해 들었어. 들을 여자 아이돌 노래가 많아서 행복한 요즘이야! 주말엔 이정재 정우성 부부가 같이 찍은 [헌트]를 봤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었어. 보는 내내 심장이 두근거렸다구🥹 일단 출연한 배우들이 전부 연기를 잘해서 금방 몰입해서 볼 수 있었어. 그리고 입소문 난 드라마 [안나] 감독판을 푹 빠져서 봤어. 다 보고 나니 원작이 궁금해져서 [친밀한 이방인]을 읽기 시작했어. 얼른 읽고 말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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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헌트]를 보고나서 이정재 정우성이 나온 각종 컨텐츠를 찾아봤어. 미노이의 요리조리, 문명특급, 집사부일체 등 안 나온 데가 없더라고. 두 대배우가 하도 홍보를 많이 다녀서 손익분기점이 올라갔다고 해😂 그만큼 홍보에 진심이란 거지. 두 사람은 워낙 데뷔한 지도 오래됐고, 예능에는 잘 나오지 않아서 요리조리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는데 배우라고 뻐기는 거 하나 없이 정말 미노이가 시키는 걸 다하는 거야.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어! 여기에서만큼은 그냥 웃긴 동네 아저씨들 같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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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생밤은ㅣ루시의 첫 번째 정규앨범 [childhood]를 들었고, 타이틀곡 [놀이]에 빠져 있어. 그리고 책 [최재천의 공부]를 완독했는데 갑자기 나도 공부나 연구에 푹 몰입해보고 싶어지더라🧐 그리고 뒤늦게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마지막회를 봤어. 후반부에 무리수가 좀 있었지만 결말은 좋았어. 고래 러버로서 드라마 내내 등장하는 고래에 눈호강을 했는데 이제 끝이라니 아쉽네😢
👇 먼저 퇴근하는 사람이 술래인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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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루시의 노래 중에서 [선잠]을 가장 좋아하는데, 비슷한 분위기의 신곡이 나왔어. 무표정하게 버스와 지하철에 실려가는 직장인을 툭툭 치며 개구진 표정을 지어보이는 듯한 노래야. [놀이]라는 제목에 비해 첫 시작은 출근길의 직장인처럼 약간 어둡고 슬픈 느낌인데, 후렴부부터는 퇴근길의 직장인처럼 후련하고 신나는 느낌이야. 일상의 순간순간을 놀이처럼 생각하자고 제안하는데 그 가사를 따라 부르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더라. 혹시 이 노래가 좋았다면 [떼굴떼굴]과 [조깅]도 추천해. 루시만의 유쾌한 위로가 담겨 있거든. 나는 오랜만에 [선잠] 들으면서 과몰입 좀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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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살이가 벅찬 당신에게
[서울시 여러분]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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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온 지 어느덧 햇수로 6년이 되었어. 이 거대한 도시에서 난 막차 걱정 없이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을 보고, 작은 책방과 개성 있는 소품샵에 부담 없이 다녀오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취향을 찾아가는 재미를 느껴. 문을 열면 부족함 없는 인프라가 나를 탄탄하게 받쳐 주는 듯해. 하지만 가끔 사무치는 외로움으로 깊은 상실감에 잠기기도 하지. 나 혼자 동떨어져 부유하는 듯한, 유쾌하지 않은 감정을 깨달을 때면 9와 숫자들의 [서울시 여러분]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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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외부 자극으로 우는 타입이 아니야. 마음이 동하는 책을 읽거나 영화를 봐도, 그런 음악을 들어도 속절없이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아니지. ([상견니]를 볼 때 울긴 했지만...😅) 그런데 9와 숫자들의 [서울시 여러분]을 듣고는 휘몰아치는 희로애락에 눈물을 펑펑 쏟았어. 이 앨범에는 대도시에 사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실제로 어딘가에 존재할 법해서 훨씬 와닿더라고. 특히 수록곡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서울시 여러분 초단편]이라는 소설로 풀어내고 있어서 앨범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 그에 맞춘 공연도 무척 색다른 경험이었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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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앨범은 9와 숫자들의 다른 음반에 비하면 좋은 평을 받는 편이 아니야. [보물섬]이나 [유예], [수렴과 발산]처럼 큰 사랑을 받은 앨범과 느낌이 달라서 그런지 '9와 숫자들의 색이 느껴지지 않는다', '노랫말에 충실한 작업이라 아쉽다'라는 평이 달리기도 했거든. 하지만 난 9와 숫자들의 앨범 중에서 [서울시 여러분]을 듣고 가장 큰 위로를 얻었던 것 같아. 타이틀곡 '24L'를 듣고 노래가 주는 정직한 공감의 힘을 느꼈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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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혼자 사는 사람들의 집집마다
마시지도 못할 물이 가득 쌓여 있어
현관 앞에 냉장고 옆이나
베란다 또 거실 한구석에
어김없이 놓인 2리터짜리 열두 병
24 liters of water I know I know
한 방울도 줄지 않는 어떤 것
24 hours of your day I know I know
여전히 고대하는 무언가를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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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이 발매될 무렵, 나는 서울 어딘가 '집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은 곳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본가로 내려가기로 했어. 2년 남짓한 서울살이를 정리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이 앨범을 듣게 된 거야. 나도 2L짜리 생수 열두 병을 냉장고 옆에 쌓아 두고 생활했는데 생활의 단면이 노랫말로 흘러나오니, 처음엔 이상하다가 무척 공감이 되더라고. 지금도 고대하는 무언가를 위해 살고 있지만, 예전만큼 버겁지는 않아서 다행이야. '물고기자리'의 노랫말도 내 마음과 같아서 깜짝 놀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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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실 저는요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어요
튼튼하게만 자라 달라던 그 말씀을 전 믿었어요
한 평 반의 철옹성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내 자리
밤 사이 얼어붙은 제 근심을 덮고 잠이 든 물고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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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나 묘사가 덜하고, 직접적인 단어로 노랫말이 구성되어서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해. 하지만 난 딱 그만큼 더 정직한 것 같아서 좋았어. [서울시 여러분]의 완성은 마지막 곡 '여러분'에 있어. 이 앨범의 핵심이자 결론으로, 앨범 기획 초기부터 마지막 곡은 이 노래로 정해져 있었다고 해. '서럽게 울던 시간 속의 여러분께, 조건 없는 공감과 응원, 또 위로를...'이 9와 숫자들이 이 앨범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겠지. 다른 앨범도 그렇지만 특히 [서울시 여러분]은 트랙 순서대로 차근차근 감상해야 하는 것 같아. 기승전결이 무척 쫀쫀한 음반이거든. 도시 속에서의 오늘 하루가 벅찼다면 [서울시 여러분] 감상을 추천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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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몬 💬 초등학교까지는 걸어서 10분, 버스로는 세 정거장 거리였어서 항상 마을버스를 타고 다녔어. 버스비를 챙긴다는 명목으로 동전통에서 몇 백원씩 쉽게 더 챙길 수 있었지. 내 최애 불량식품은 시기별로 조금씩 바뀌었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사먹은 건 논두렁 밭두렁이었어. 옥수수의 달콤하고 짭쪼름한 맛이 내 입맛을 저격했거든. 다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엄청 딱딱하다는 거야. 아마 이거 먹다가 이가 조금 부숴졌을걸.🙄 교실에서는 아폴로랑 꾀돌이를 자주 먹었어. 꼭 아폴로 먹을 때 담배 피는 흉내내면서 먹는 애들이 있었지. 맥주 사탕이랑 발바닥 사탕도 즐겨 먹었는데 녹아서 납작하고 날카로워진 맥주 사탕에 혓바닥을 종종 베이기도 했어. 그래도 달콤한 건 못 참았지. 여름에는 얼린 쿨피스를 뒤에서부터 뜯어 숟가락으로 파먹는 맛이 있었어. 그땐 정말 몸에 안 좋은 걸 알면서도 먹는 걸 멈출 수 없었어. 그렇게 질리도록 먹어서 그런가 논두렁 밭두렁 말곤 그다지 그립진 않은 것 같아.😅
🌰 생밤 💬 가장 만만하게 사먹었던 불량식품은 꾀돌이였어. 오란다를 알알이 떼어낸 듯한 맛이었지. 그거랑 콜라맛 젤리도 정말 많이 먹었어. 콜라맛 젤리 주위를 둘러싼 달달한 막(?)을 특히 좋아했었지ㅋㅋ 아 맞아, 아폴로도 빼놓을 수 없겠구나. 학교에서 아폴로 꺼내면, 주변에 하나둘씩 뺏어가는 거 국룰이잖아. 아폴로 잘 먹는 애들은 그 막대를 잘 돌려서 알맹이만 쏙 빨아먹었는데, 나는 매번 실패해서 그냥 앞니로 잘근잘근 씹어먹었던 기억이 나. 요즘 세계과자점 가면 옛날 불량식품 같은 거 많이 팔던데, 한번 털어와볼까?
🧦 몽땅 💬 난 찢어 먹는 테이프도 좋아했고, 채로 썰린 쥐포(?)도 잘 먹었어. '알라딘'이라는 이름이 붙은 옥수수가루는 동생이 좋아했는데, 내겐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아서 그걸 좋아하는 동생을 이해할 수 없었지.🤷 담배처럼 디자인된 초콜릿도 호기심에 몇 번 먹어 봤던 것 같아. 최애 불량식품은 본오본 초콜릿이었어. 100원에 하나를 먹을 수 있었는데, 하루에 한두 개는 꼭 사 먹었지. 그때부터였나 봐, 초콜릿에 대한 사랑이 시작된 게🍫💚 지금은 편의점에도 진출했더라고. 우연히 만날 때마다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 비록 어른이 된 내게는 너무 달아서 선뜻 손이 가지 않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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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가까운 나라의 불량식품에는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해졌어. 마침 대만 문방구의 불량식품을 소개하는 영상이 있어서 가져왔지! 본드 모양으로 포장된 초콜릿을 보니, 우리나라의 담배 모양 초콜릿이 떠올라.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서 그런 포장은 필수였나 봐.🤔 콩알탄처럼 포장된 우황청심환 맛의 불량식품도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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