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 처서매직,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90년대생 친구들의 구구절절 콘텐츠 수다 레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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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처서를 앞두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진 날씨에 벌써 가을을 느꼈어. 여름이 끝난다니 좀 아쉽기도 하지만 유난히 덥고 비가 많이 왔어서 그런지 잘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아. 이번 주 구구콘은 가을에 꼭 봐야 하는 영화 [원스]와 돌고 돌아온 Y2K 패션에 대해 수다를 떨어 봤어. 먼저 우리 셋이 이번 주에 뭐 보면서 지냈는지 구경할래?
Letter by. 몽땅🧦 몬몬🍧 생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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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몬몬은ㅣ가을을 기다리며 브로콜리너마저의 [환절기]를 들었어. 가을이 오면 꼭 듣는 노래야. 그리고 뉴진스의 민지가 추천한 주애의 [무표정]을 새벽에 들었어. 듣다가 알고리즘이 보수동쿨러의 [월드투어]로 이끌었는데 조용한 목소리와 감각적인 멜로디에 반해버렸어. 이어서 선미의 [풋사랑]까지 들으니 마치 하나의 앨범 같더라. 지난주에 주문한 조예은 신작 [트로피컬 나이트]의 앞부분을 읽다가 오싹해져서 책장을 덮었고, [우리는 아직 무엇이든 될 수 있다]를 읽고 조금 의기소침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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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섭식장애를 부추기는 미디어를 꼬집는 속시원한 노래가 나왔어. 가사는 한때 빅시 모델들을 내세워 여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언더웨어 빅토리아 시크릿을 비판하고 있지. "난 빅토리아의 비밀을 알아. 그녀는 사실 오하이오에 사는 남자야. 나 같은 여자애들 돈으로 먹고 살지"라면서 말이야. 남자가 만들어낸 허상에 나를 끼워맞추지 말자고 직설적으로 얘기하고 있어. 이런 노래는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 여자들이 몸무게 강박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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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생밤은ㅣ드라마 [빅마우스] 요약 영상을 보고,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져서 다음 주부터 정주행할 예정이야. 윤아와 이종석 케미랑 연기력 무슨 일이야💕 그리고 영화 [비상선언]을 봤는데, 난 꽤 재밌었어. 혹평이 많아서 걱정했는데 장르 영화로서의 재미는 충분했어. 물론 눈 감고 싶은 장면도 많았지만 말야. 그리고 뉴진스의 [Attention]을 무한반복하다가, 오랜만에 에프엑스 정규 2집 [Pink tape]가 생각 나서 전곡 재생했는데 역시 100대 명반답더라... 수록곡 하나하나 왜 이렇게 좋아😭
👇 강제 첫사랑 소환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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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해? 복도에서 떠들다 같이 혼나던 우리 둘....⭐️ [Goodbye summer]는 정말 없던 첫사랑도 떠오르는 노래야. [Pink tape]가 발매되었을 때, 타이틀곡만큼이나 대중적으로 사랑받았던 기억이 나. 여름이면 떠오르는 청량한 아이돌 노래는 많지만 이 노래처럼 아련한 여름이 그려지는 노래는 없는 것 같아. 주황빛 노을이 지는 교정에서 들으면 과몰입 제대로 가능할 듯..🌅🏫 그리고 이 노래 작곡을 엠버가 한 거 알아? 난 몰랐는데 솔로앨범에서 [I just wanna]라는 제목으로 재발매한 걸 듣고 알게 됐어. [Goodbye summer]가 10대의 사랑 이야기였다면 재발매한 버전은 좀 더 농익은 감성이야. 한번 들어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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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몽땅은ㅣ9와 숫자들의 정규 앨범 정주행 공연 [TONE STUDIO LIVE - 9와 숫자들]에 다녀왔어. 이틀 동안 4회에 걸쳐 70곡을 들을 수 있는 공연인데, 난 3회, 4회만 감상했어. 너무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구.💙 그리고 [문명특급 EP.259]를 봤어. 문명특급 방영 초기부터 소녀시대 사랑을 외치던 재재였는데, 이렇게 완전체로 만나는 걸 보니 내가 다 감격스러운 거 있지! 그리고 [필라테스 올인원]을 훑어보고 있어. 무려 732쪽이라 조금 부담스럽지만 배운 걸 복습하는 느낌으로 보니 재밌더라고.😅
👇 영상이 끝나고 다시 재생 버튼을 누르게 되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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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에 출연한 몬스타엑스의 형원이 인기야! 잘생긴 게스트를 앞에 두고 왠지 허둥지둥하는 영지와 그런 영지를 차분하게 지켜보는 그... 잘생겼는데 겸손하고, 폭력을 싫어하고, 젠체하지 않는 모습이 뭇 사람들의 마음을 홀렸어. [문명특급]에서는 조용한 모습으로 나와서 형원의 매력을 제대로 알 수 없었던 것 같아. 영상에서 보이는 젠틀한 그의 모습에, 영상이 끝나고 나도 모르게 재생 버튼을 다시 눌렀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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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직.. 지지직.... BACK TO 2006
싱숭생숭할 때 보면 더 싱숭생숭해지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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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마다 챙겨보는 영화가 있어? 나는 가을에는 영화 [원스]가 늘 생각나. 다시 영화를 보진 않아도 사운드트랙은 챙겨들어. 이 영화가 왜 유독 가을이 되면 떠오르는 걸까 생각해봤는데, 계절이 바뀔 때처럼 어딘가 어수선한 분위기가 한몫하지 않았나 싶어. 그 싱숭생숭한 분위기를 얘기해볼게. 읽고 나면 영화가 조금 궁금해질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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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길거리에서 버스킹하는 한 남자를 비추는 것으로 시작돼. 옷차림도 들고 있는 기타도 변변치 않아 보이지. 카메라를 손에 들고 걸어가면서 찍은 것처럼 화면은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배우도 정말 초면이라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지기도 해. 버스킹하는 남자의 푼돈을 대놓고 훔치는 아니, 제대로 훔치지도 못하는 어설픈 좀도둑도 굉장히 허술하게 느껴지고 말이야. 이런 어수선한 상황을 집중시키는 한 가지가 있어. 바로 남자의 노래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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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이걸로 연주가 가능하다고? 싶을 정도로 다 뜯어진 기타를 들고 열정적으로 연주를 해. 남루한 차림 때문인지 목소리는 더 사연 있게 들려. 그런 그에게 한 여자가 호기심을 갖고 다가가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데. 남자는 조금 귀찮은 듯 대꾸하지. 여자는 남자가 청소기 수리점에서 일한다는 걸 알고 마침 청소기가 고장났는데 고쳐줄 수 있냐고 물어. 남자는 내일 고쳐준다고 말해. 다음 날, 여자는 청소기를 끌고 나와 남자를 찾아가고 남자는 정말로 가져올 줄 몰랐다는 표정을 지어. 그렇게 둘은 점심을 먹으면서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찾아. 피아노를 쳤던 여자는 한 악기점으로 남자를 데려가서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지. 남자는 연주를 듣고 즉석으로 합주를 제안해. 그 노래가 바로 유명한 [Falling Slowly]야.
그날 이후로 두 사람은 노래를 들려주고 불러주고 하나의 곡을 같이 완성하기도 해.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두 사람은 가까워질 듯 가까워지지 않고 서로에게 약간의 거리를 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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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남자가 이제까지 자신이 만든 노래를 정식으로 녹음한 뒤 런던으로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돼. 이때 밴드 구성원도 버스킹 하는 사람들을 그냥 데려다가 몇 번의 합주 후에 녹음하는 게 다야. 그래서인지 이 영화에는 어떤 인물에게도 깊게 몰입하기는 어려워. 한 명 한 명의 서사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거든. 다만, 영화 내내 나오는 남자의 노래 [When your mind's made up](네 마음이 정해졌을 때) 가사가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전하는 말에서 점점 여자에게 하는 말로 옮겨가는 걸 어렴풋이 알 수 있고, 둘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아도 두 사람이 노래로 연결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어.
결말도 두 사람의 관계도 음반의 성공 여부도 어느 하나 뚜렷한 게 없어. 나머지 일은 온전히 상상의 몫인 거야. 확실한 끝을 보여주지 않아서 이 이야기가 환절기마다 생각이 나는지도 모르겠어. 어수선한 영화와는 다르게 노래는 가을처럼 확실히 존재감이 있으니 가을이 오면 사운드트랙을 한 번쯤 들어봐도 좋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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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몬 💬 아직도 기억나는 목걸이가 있어. 노란색과 분홍색 구슬로 만든 목걸이야. 알이 꽤 큰 목걸이었는데 에버랜드에 가서 하려고 아껴뒀었어. 같이 입을 옷도 생각해뒀었지. 옷은 아마 볼레로에 땡땡이 나시였던 거 같아. 얼마나 유행이었냐면 에버랜드에서 다들 색만 다른 비슷한 옷을 입고 있었어. 거기에 빵모자랑 통 큰 나팔바지를 더하면 아주 패션왕이 됐지. 그땐 드라마뿐만 아니라 만화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옷차림도 따라하고 싶었었어. 특히 재밌게 봤던 깜찍이 시리즈의 우린이의 옷들을 부러워했지. 유행이 돌고 돌아 2000년대 초반까지 왔다니 정말 신기해! 곧 반윤희 패션도 유행할 날이 오겠지?
🌰 생밤 💬 난 어릴 때 이효리가 유행시킨 슬림핏 트레이닝복 세트가 참 예뻐보였어. 그런데 어느날 언니 옷장에서 그 예쁜 트레이닝복을 발견한 거야. 등교할 때는 보는 눈이 많으니 못 입다가, 방학 때 언니 몰래 그걸 입고 학교에 갔는데, 언니에게 들킬까 봐 겁이 나면서도 학교 가는 내내 자동차 창에 모습을 비춰 보면서 신났던 기억이 나. 그러고 보니 초딩 때 배기바지도 엄청 잘 입고 다녔는데, 가을 되면 그것도 유행하는 거 아닌가 몰라? 뉴진스가 입으면 뜰 거 같은데... 🙄
🧦 몽땅 💬 돌아온 Y2K 패션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아. 아직 본더치 모자와 카고바지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단 말이야.🙄 얼마 전에 홍대 근처를 걷다가 2000년대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사람을 본 적이 있어. 익숙한 야구 모자, 익숙한 바지까지 제대로 Y2K 패션을 선보였지. 하지만 내 눈엔 1도 예뻐 보이지 않았어. 어린 시절에는 골반바지(지금의 로우라이즈)를 입고 얼마나 불편했는지 몰라. 그땐 유행이라는 생각도 못 해서 '바지는 원래 이렇게 다 불편한가?' 고민했지. 2010년대에는 2000년대 패션이 유행할 일은 절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시 돌아온 게 반가우면서도 신기하고 어색하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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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리, 반윤희, 송혜교. 2000년대 초반을 떠올리면 빼놓을 수 없는 패션 아이콘들이 있지. 그때를 패션 암흑기라고 부른다는데 그때만큼 패션 공식이 통하지 않고 자유분방했던 때가 또 없었어. 체형 커버보다는 개성이 중요했던 때였지. 지락실에서도 2000년대 패션을 재현했는데 그때 막 태어났을 유진이와 영지가 찰떡같이 표현해낸 게 너무 신기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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