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4] 공포영화가 생각난다. 여름이었다.
90년대생 친구들의 구구절절 콘텐츠 수다 레터 |
안녕! 아무 말을 써놓고 끝에 '여름이었다.'만 붙이면 그럴싸해진대. '피부가 타서 껍질이 벗겨졌다. 여름이었다.' 어때 그럴싸한 거 같아?🙄 이번 주 구구콘은 학창시절 어쩔 수 없이(?) 보게 된 공포영화에 대해 떠들어봤어. 그리고 여름 휴가 같은 영화 [하와이언 레시피]를 소개해보려고 해. 먼저 우리 셋이 이번 주에 뭐 보면서 지냈는지 구경할래?
Letter by. 몽땅🧦 몬몬🍧 생밤🌰 |
🍧이번 주 몬몬은ㅣ약 2년 동안 기다린 넷플릭스 인기작! [기묘한 이야기 시즌4] 2부가 7월 1일에 공개됐다는 소식을 듣고 헐레벌떡 들어가 시즌4 1화부터 정주행을 시작했어. 새벽까지 열심히 본 덕분에 3일 만에 전부 볼 수 있었지. 이번 시즌은 유독 막강한 빌런 때문에 가슴을 졸이면서 봤어. 시즌4의 테마곡인 [Running Up That Hill]은 37년 만에 빌보드 역주행을 하며 차트에 진입했다고 해. 노래가 이번 시즌과 찰떡이라구🥹 수요일엔 처음으로 인천 차이나타운에 갔어. 골목을 걷다 독립서점 [문학소매점]을 발견했고, 허연 시인의 [천국은 있다]도 발견했지. 시를 읽다 보니 시인의 단어를 훔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선미 노래를 들었다. 여름이었다.👇 |
💬 선미의 목소리는 습한 여름밤과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보라빛 밤], [You can't sit with us]도 그렇고 신곡인 [열이 올라요]도 듣고 있으면 캄캄한 새벽의 거리가 그려지거든. 그리고 뮤비들이 하나같이 몽환적이고 색감도 비슷해서 그런지 하나의 영화 같기도 해. 이렇게 느끼는 사람이 나뿐만이 아닌지 '선미팝'이라고도 부른다더라고! 정말 공감됐어. 여름마다 노래 발표해줬으면🍉 쉬지 않고 열일해줬으면❤️ |
🌰이번 주 생밤은ㅣ마감주라 아이브의 [LOVE DIVE]를 노동요로 반복 재생하며 초집중 모드로 일하고 있어. 그리고 저녁 먹을 때마다 [안녕, 프란체스카] 클립 영상을 한 편씩 보며 머리를 식히고 있지. 주말엔 구교환과 이옥섭 감독의 채널 [2x9HD]에 올라온 단편영화 [사람냄새]를 봤어. 심달기 배우 정말 매력적이더라! 기리보이의 연기도 인상적이었어. 그리고 오늘은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를 다녀올 예정이야. 코로나 이후 처음 가는 거라 설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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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 song are you listening to?>는 <what's in my bag>처럼 해외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콘텐츠인데,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지금 무슨 노래를 듣고 있는지 물어보고 그 노래를 소개하는 거야. 세상 시니컬한 도시 사람처럼 걷다가도, 흔쾌히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는 사람들의 모습과 표정이 흥미로워. 왠지 들키고 싶었던 일기의 한조각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할까? 나는 요즘 출근길에 NCT DREAM의 [맛(hot sause)]을 자주 듣는데, 누군가 나에게 "지금 뭐 듣고 있어요?"라고 물어보면 보여줄까 말까 벌써 망상하게 되네🤫 |
🧦이번 주 몽땅은ㅣ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기 시작했어. 법정물을 보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즐겨 보지 않는데, 이 드라마는 그런 스트레스가 없어서 좋더라고. 그리고 tvN 드라마 [환혼]도 보기 시작했어. 이재욱 배우한테 자꾸 눈이 가네.👀 날이 갠 주말에는 연희동에 다녀왔지. [유어마인드]에서 [태국 문방구]를 샀어. 이 책은 태국에 살기 시작한 저자가 태국에서 만난 문방구와 문구, 그와 연결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에세이야.
👇 소녀시대의 반짝임을 봐, 대박임 👇 |
💬 소녀시대 완전체가 예능으로 돌아왔어.💗 데뷔 15주년을 맞이해 우리의 마음을 탐하러 왔대. [유 퀴즈 온 더 블럭 소녀시대 편]도 엄청 재밌게 봤는데, 이렇게 다시 돌아온다니 안 볼 수 없지! 함께 나이 들어 가는 기분이 들어서 소녀시대가 등장하는 예능이 재밌게 느껴지는 것 같아. 그들이 하는 고민을 나도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한 거지. 영상은 밸런스 게임에 꽤나 진심인 소녀시대를 담고 있어! 그나저나 윤아 님, 저랑 이상형이 겹치시네요?😏 |
지직.. 지지직.... BACK TO 2009
짧은 휴가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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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간다면 어디로 가고 싶어? 숲? 바다? 보통 우리는 휴가를 간다고 하면 도시와 멀어지는 걸 생각하는 것 같아. 나도 그렇거든. 어딜 가도 사람이 바글바글한 걸 보면 사람이 없는 자연이 그리워지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몰라. 그런 의미에서 시끄러운 일상을 잠시 잊게 해줄 휴가 같은 영화 [하와이언 레시피]를 소개하려 해. 이 영화는 두 가지 확실한 볼거리가 있는데 한번 들어볼래? |
첫 번째 볼거리는 풍경이야. 하와이 북쪽의 작은 마을 호노카아가 배경이거든. 영화에서는 이 작은 마을이 얼마나 조용하고 한적한지 보여줘. 고요한 바닷가, 바람 소리만 들리는 들판, 손님 한 명 없는 영화관이 그 모습이야. 주인공인 혈기왕성한 나이의 레오와는 다르게 호노카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노인이지. 그렇다고 이 풍경이 결코 따분하게 다가오진 않아. 주말의 낮잠처럼 평온하고 따스하게 느껴져. 마침 스탠딩에그의 노래 [알로하]가 생각나더라고. 우쿨렐레 소리 때문일까? 영화에서도 우쿨렐레로 연주하는 장면이 나와서 그런지 영화의 분위기가 노래와 참 비슷한 거 같아. |
이렇게 아무런 사건 사고도 없을 것 같은 마을에 다들 관심을 갖는 하나의 일이 있어. 바로 달 무지개야. 전설처럼 전해지는 달 무지개는 보름달이 뜨는 밤에 나타난다고 해. 영화 속 설명에 따르면 예로부터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기 전에 나타나 그걸 본 사람은 큰 축복을 받는다고 전해진대. 한마디로 기적 같은 일인 거지. 레오도 처음 호노카아에 왔을 때는 여자친구와 달 무지개를 보러온 거였어. 이별 후에 다시 찾아오면서 본격적인 호노카아 마을 생활이 시작되지. 마을의 작은 영화관에서 일을 하게 된 레오는 밀가루를 배달하러 어느 집에 갔다가 그 집의 주인인 비 할머니를 만나. |
두 번째 볼거리는 음식이야. 비 할머니 집에서 레오는 고양이 밥을 몰래 맛보게 되고 그 모습을 본 비 할머니는 매일 밥을 해주겠다고 약속해. 그러면서 다양한 음식이 나오는데 특히 크림 소스가 가득 담긴 양배추롤, 그리고 비 할머니의 전매특허인 말라사다 도넛이 영화를 보는 내내 군침을 돌게 했어. 그렇게 레오는 비 할머니가 차려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할머니와 친해지게 돼. |
하지만, 레오의 마음과 비 할머니의 서로 달랐던 거 같아. 레오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점점 호감을 넘어서는 감정이 느껴지거든. 그리고 레오가 자주 만나는 마을 할아버지인 코이츠는 "나이 먹었다고 해서 하면 안 되는 일은 없어"라는 말을 하기도 해. 한적한 이곳에서도 사람과 사람 간에 만남은 계속되고,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듯 그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줘. "외롭지 않으세요?"라는 레오의 물음에 비 할머니는 "사람은 누구나 혼자예요. 그래서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은 거죠"라고 대답해.
부쩍 친해진 레오와 비 할머니는 두 번이나 같이 달 무지개를 보러 가. 기적은 간절히 바라는 사람에게만 보인다고 하는데 둘은 달 무지개를 봤을까? 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어쩌면 특별한 건 기적 같은 일이 아니라 평범해서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일상의 반짝이는 순간들이 아닐까? |
🍧 몬몬 💬 2000년대 초반은 일본 공포영화가 공포영화 시장을 주름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 같아. 인기도 많았지만, 기괴한 영화도 많았지. 나는 공포영화를 정말 무서워해서 눈을 감고 귓구멍을 손가락으로 막고 봤었어. 그나마 반 친구들이랑 다 같이 봐서 중간중간 실눈을 뜨며 확인할 수 있었어. 다 보고 난 뒤에는(사실 거의 보지 않았지만) 꿈에 나올까 봐 잠을 설치기도 했지. 지금도 기억에 나는 공포영화는 엄마가 종종 빌려왔던 [스노우맨]이라는 미국 공포영화야. 제목처럼 눈사람이 저주를 받아 사람들을 죽이는 영환데. 지금 생각하면 "고작 눈사람이 주제에..." 하면서 조금 하찮고 우습게 느껴지지만, 그때는 은근 무서웠었어. 그래도 눈사람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지 않은 건 다행인 걸까? 공포영화를 보고 나면 귀신이나 잔인한 장면보다도 눈을 감으면 생각난다는 게 가장 무서운 점인 것 같아. 호달달🥶 살면서 한 번쯤은 또 보게 되겠지만, 절대 혼자서는 보고 싶지 않아. 절대!😖
🧦 몽땅 💬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도 공포영화에 좀처럼 마음을 줄 수 없었지. 오히려 공포영화 때문에 사람이 싫어질(?) 정도였어. 평소 잘 따르던 국어 선생님이 있었는데, 학기 말 수업 시간에 영화를 보자고 하셨어. 다른 선생님보다 깨어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분이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 무척 기대가 되었지. 두 시간 남짓 나를 괴롭힌 영화는 [샤이닝]이었어.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명작 스릴러로 만든 작품이지. 하지만... 공포 분위기를 힘들어하는 내게는 결코 명작이 아니었어.😖 그 후로 어떤 영화를 보든 장르를 꼭꼭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지. 지금도 공포영화는 절대 보지 않는 편이야.
🌰 생밤 💬 우리반 애들은 이상하게 공포영화도 아닌 공포 콘텐츠를 다루는 일본 예능에 빠져 있었어. 폐허가 된 정신병원 탐방이나 심령사진 분석 같은 걸 하는 방송이었는데, 나는 정말 보기가 싫었어😭 그래서 억지로 엎드려 잠을 자거나 그랬는데, 오히려 시각이 차단되니 더 무섭더라.. 하지만 애들은 나약한 친구를 배려하지 않고 시험만 끝나면 선생님들에게 온갖 공포영상을 틀어달라 떼를 썼지. 참 고역이었어😩 그런데 반전은 내가 요즘 심야괴담회 클립 보면서 밥을 먹는다는 거야.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 예능들도 별로 무서운 건 아니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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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공포영화를 찾아보는데 썸네일에서 벌써 무릎을 털썩 꿇었지 뭐야... 환한 낮인데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나, 정상인가요? 가끔 호기심에 무서운 글이나 영상을 보게 될 때가 있잖아.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도 호기심 때문에 보고 후회하는 일이 많은데 그럴 때 자꾸 드는 무서운 생각을 어떻게 떨쳐버려야 하나 애먹은 적이 종종 있어. 안 보는 게 최선이지만, 어쩔 수 없이 보게 됐을 때 귀여운 고양이 사진도 좋지만 든든한 이 노래를 들어도 도움이 될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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