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 절망할 시간에 맛난 거 먹고 잘래🍰
90년대생 친구들의 구구절절 콘텐츠 수다 레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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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어제 드디어 수능이 끝났어😊 오늘부터는 신나게 놀 수 있겠다, 그치? 혹시 점수 때문에 절망하고 있다면, 맛있는 거 먹으면서 구구콘부터 읽자! 이번 주 구구콘은 일본 드라마 [언내추럴]과 두렵고도 후련했던 수능날의 추억에 대해 수다를 떨어 봤어. 먼저 우리 셋이 이번 주에 뭐 보면서 지냈는지 구경할래?
Letter by. 몽땅🧦 몬몬🍧 생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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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생밤은ㅣ 서울퍼블리셔스테이블에서 산 [콩밭으로 간 마음이]를 곁에 두고 계속 읽고 있어. 마음이가 찾은 콩밭처럼, 이 책이 나에게는 힘들 때마다 들르는 콩밭이 된 것 같아. 그리고 일본 드라마 [언내추럴]에 푹 빠져서, 일주일만에 전편을 정주행했어. 그리고 같은 작가의 차기작 [MIU404]까지 챙겨보는 중이야. 두 작품 모두 웨이브에서 볼 수 있어. [MIU404]는 왓챠에서도 감상 가능!
👇 수상할 정도로 계속 계단에서 떨어지는 남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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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남자가 계단을 천천히 오르다가 휘청거리더니 계단 옆으로 떨어져. 다행히 바닥이 트램펄린이라 반동을 이용해 다시 계단 위를 오르는데, 이내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고, 또 튀어오르기를 반복해. 그리고 끝내 계단 끝에 도착하고, 사람들은 박수를 보내지. 이 퍼포먼스의 제목은 ‘성공은 직선이 아니다(Success isn’t linear)‘야. ' 중력을 갖고 노는 안무가'로 불리는 요안 부르주아의 작품이지. 이런 단순한 퍼포먼스로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니, 너무 멋지지 않아? 오는 25~27일 LG시그니처홀 무대에 선다고 하니 관심 있으면 인터파크에서 예매해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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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보기 전문 플랫폼 마켓컬리가 뷰티 전문 플랫폼 '뷰티컬리'를 출시했어. 식품에서 뷰티로 확장한 것도 독특하지만, 뷰티컬리 모델 제니가 너무 예뻐서 더욱 화제야. TV에서 뷰티컬리 CF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넋을 놓고 보게 되더라고. 컨셉이 지금 계절과 잘 어울려서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 같아! 제니의 아름다움 한 번 감상해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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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하면 붕어빵, 붕어빵 하면 겨울 아니겠어? 겨울철 간식 중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게 있다면 붕어빵과 계란빵이야. 특히 붕어빵은 어렸을 때부터 최애 간식이었지. 천원에 다섯 개를 먹던 시절을 지나 지금은 많아야 천원에 세 개밖에 먹을 수 없게 됐어🥹 물가가 올랐으니 당연한 거겠지? 가끔 붕어빵 장사를 해도 재밌겠다고 생각했는데 뭐든 직접 해보지 않고는 모를 일이잖아. 이 유튜버도 붕어빵 장사를 처음 시작하면서 영상으로 남겼는데 맛있는 붕어빵을 만들려면 적응 기간이 꽤 필요한 것 같아. 나는 옛날에 열심히 했던 게임 [붕어빵 타이쿤]으로 만족해야겠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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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한 세상에 자주 절망하는 당신에게
드라마 [언내추럴]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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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할 시간이 있으면 맛있는 거 먹고 잘래."
아마 드라마 [언내추럴]은 몰라도 이 대사를 아는 사람은 많을 거야. 나도 그랬거든. 이 드라마를 모르고 이 짤을 봤을 땐, 타고나기를 긍정적이고 속 편한 사람이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어. 걱정을 사서 하는 타입인 나는 쉽게 닮을 수 없는 긍정적인 인물인 것 같아, 드라마를 봐도 공감되지 않을 것 같았지. 그런데 우연히 이 드라마의 OST인 [Lemon]에 빠져, 이 드라마까지 정주행하기 시작했는데, 드라마를 보면 볼수록 저 맑은 웃음과 대사의 무게가 점점 느껴졌어. 그는 그저 절망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절망할 '틈'이 없는 사람 같았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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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死因)이 보이지 않는 나라에서는 절망할 틈이 없다.”
[언내추럴]의 기획 시놉시스에 있던 카피야. 일본에서는 부자연사(unnatural death)의 80% 이상을 부검하지 않은 채 적당한 사인을 붙여 화장하고 있다고 해. [언내추럴]은 이러한 시대적 문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부자연사 규명 연구소인 'UDI 라보’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야. 집도의 마코토와 나카도, 임상병리사 쇼우지, 기록원 쿠베와 소장 카미쿠라, 총 5명이 UDI 라보를 이루고 있어. 이들은 서로 다른 가치관과 비밀을 품고 있지만 "죽음의 실체"라는 목표를 향해 고군분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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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쿠베는 조금 달라. 그는 UDI 라보에 잠입해 기삿거리를 훔쳐오려는 스파이이자, 가업을 이어 의사가 되라는 아버지로부터 도망친 의대생이기 때문이야. 의사가 되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죽은 사람을 파헤치는 일’이 ‘사람을 살려내는 일’보다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런 쿠베에게 마코토는 말해. “법의학은 미래를 위한 일이야.” 쿠베는 그 말에 쉽게 동의하지 않지만, UDI의 일에 깊숙이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그 말을 이해하게 돼. 부조리한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일은 곧 사회의 부조리함을 파헤치는 일이며, 이러한 죽음을 답습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이라는 걸. 그리고 누군가의 죽음을 제대로 이해할 때, “그 사람은 왜 죽었을까, 죽어야만 했을까?”라는 끝없는 질문에 마침표를 찍고, 그를 제대로 애도할 수 있다는 것도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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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UDI 라보가 파헤친 ‘진실’이 무조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만은 않아. 누군가는 죽음의 실체를 알고 더 깊은 슬픔에 빠지기도 하고, 정말 죗값을 치러야 할 범인의 혐의를 벗기기도 하며, 새로운 범죄를 저지르게 하는 시발점이 되기도 해. 그럼에도 마코토는 절망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그럼에도 ‘죽음의 진실에 다가가는 일’이 자신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야. 사실 법의학자가 사회의 변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은 아주 조금이며, 그마저도 무의미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적어도 할 수 있는 만큼 절망하지 않고 그 역할을 해내는 것. 그것이 마코토의 원칙이며, 쉽게 무너지지 않으려는 이유라고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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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법의학이라는 소재 때문에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국 조금 특수한 직업을 가졌을 뿐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야. 사실 드라마를 보면서 나도 "시신을 부검하고 저렇게 바로 밥을 먹고, 농담을 나눈다고?" 놀랐지만 오히려 그런 현실적인 모습 덕분에 그들의 노력에 더 응원을 보냈던 것 같아. "우리도 그냥 평범한 사람일 뿐이야. 그래도 해낼 거야, 내 일이니까!"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나는 현실에 유독 치이는 기분일 때 드라마를 많이 봐. 주인공이 수많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대리만족이 되거든. 흔히 일본 드라마는 너무도 교훈적이고 뻔해서 유치하다는 의견도 많지만, 때로는 이런 뻔한 교훈과 위로가, 너무나도 정석처럼 ‘정의’를 향해가는 이야기가 인류애 회복에 큰 도움이 되더라고.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야. 혹시 절망할 시간 있어? 그러면 맛있는 거 먹으면서 [언내추럴] 보지 않을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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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몬 💬 수능 며칠 전부터는 극도로 예민한 상태였어. 잠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 특히 늦게까지 티비를 보는 동생들에게는 소리를 질러댔지. 나는 내신이 좋지 못해 무조건 수능으로 대학에 가야만 했거든. 수능 당일, 엄마는 절대 식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보온 도시락통에 버섯조림, 콩나물, 된장국 등 소화가 잘되는 음식들로 도시락을 싸주셨어. 난 교복 주머니에 당시 행운의 고양이라고 생각하던 작은 인형을 넣어갔지. 물론 페레로로쉐 초콜릿도 빼먹지 않았어. 사복을 입고 가기로 한 친구들도 있었지만, 나는 무슨 집착이었는지 학교에서 생활하던 그대로 가야 더 시험을 잘 볼 것 같았어. 처음 가보는 학교에서 보는 거라 그랬나 봐. 아침엔 아빠가 시험장까지 태워주셨고, 학교에서는 친한 친구들이랑은 다 다른 반으로 배정돼 외롭게 시험을 쳤어. 매번 1등급 맞던 사탐 영역에서도 머리를 쥐어뜯었으니 정말 불수능이 맞았던 거야. 시간 안에 다 풀려고 노력하면서도 수험표에 ORM 카드에 기입한 답을 옮겨 적는 걸 잊지 않았지. 시험이 끝나고 남은 페레로로쉐는 내가 시험 본 자리의 서랍에 넣고 나왔어. 나도 수능이 끝난 후에 학교에 갔을 때 시험 본 언니 오빠들이 초콜릿을 두고 간 걸 몇 번 발견한 적이 있었거든!🍫 집에 와서 채점을 하는데 퇴근하고 온 아빠가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날 보며 눈물을 글썽이셨던 게 아직도 떠올라. 심지어 나는 울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그때는 빨리 졸업하고 놀러다니고 싶었는데 지금은 다시 돌아가 돈을 벌지 않고 공부만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그러고 싶어. 소중한 건 곁에 있을 땐 잘 모르는 법이야😥
🌰 생밤 💬 그리고 사실 난 그 순간 이후로 수능날에 대한 기억이 거의 전멸 수준이야...🙄 점심에 뭘 먹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 그 대신 수능이 끝나고 혼자서 집에 와서 채점을 하는데, 항상 높은 점수를 받았던 언어영역에서부터 망해버려 좌절했던 건 기억은 선명해...😥 그래도 맨 마지막에 채점한 사회문화는 만점을 받아서 나름의 위안이 되었지. 수능 이후에 몇 년간은 수능날만 되면 괜히 나도 긴장이 되고 뭉클하고 그랬는데, 이제 10년 가까이 지나니 수능날이 예전처럼 크게 느껴지지 않아. 사실 모든 것이 망한 것 같았던 그날이, 인생 전체에서 보면 그리 중요한 날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어 그럴까?🤔
🧦 몽땅 💬 다행이었던 건, 친한 친구랑 같은 교실에서 수능을 봤다는 거야. 친구의 존재가 어찌나 큰 위안이 되던지! 복도에서 같은 교복을 입은 친구들을 만나면 유독 힘이 됐어. 평소 얼굴만 알던 선생님이 시험장의 감독관으로 왔을 때도 반가웠지. 우리 교복을 보던 선생님의 눈빛에는 응원이 담겨 있었어. 수능 날에는 점심이랑 간식에 진심이었던 것 같아. 난 죽이랑 초콜릿 정도만 챙겨 갔어. 시험이 끝나갈 때쯤 배가 고플 법도 했지만 긴장해서 그런지 그렇지 않았어. 그리고 마중 나온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지! 그날 챙긴 수능 샤프도 본가 어딘가에 굴러다니고 있을 텐데 한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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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말할게 지금이 오기까지, 마냥 순탄하진 않았지. 오늘을 위해 그저 견뎌줘서 고마워! 이 노래를 들으면서 눈물 꽤 흘렸던 수험생이 많다고 해. 청춘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듯한 가사와 멜로디 때문일까? 뭔가 나의 마지막과 또다른 시작을 응원해주는 느낌이 들어서 나도 자주 들어. 참고로 퇴사 직전 마지막 출근 날 이 노래 들으면 기분 좋음...🤗(경험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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