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3] 월드콘으로 이름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90년대생 친구들의 구구절절 콘텐츠 수다 레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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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했어! 어제 경기 챙겨본 사람? 무승부로 끝나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지지 않아서 다행이었어⚽️ 이번 주 구구콘은 영화 [프란시스 하]를 소개하고, 모두가 하나가 되어 응원했던 2002년 월드컵에 대해 수다를 떨어 봤어. 먼저 우리 셋이 이번 주에 뭐 보면서 지냈는지 구경할래?
Letter by. 몽땅🧦 몬몬🍧 생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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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몬몬은ㅣ지난달에 마셨던 맛있는 와인을 떠올리며 [와인 좋아하세요?]를 공부하듯이 읽었고, 좋아하는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마음의 심연]을 읽기 시작했어. 주말엔 [이서진의 뉴욕뉴욕]을 보며 뉴욕은 중식이구나 하고 새로운 걸 배웠어🥡 그리고 내년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밴드 Cigarettes After Sex가 내한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어! 티켓팅에 꼭 성공하려고 알림까지 설정했지🤓 아 그리고 백예린 10주년 기념 LP가 발매된다고 해! 백예린을 좋아한다면 오늘부터 한 달간 YES24나 알라딘 등에서 LP를 구경해 봐! LP가 정말 예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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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에 나온 메간 트레이너의 신곡이야. 명품을 걸친 것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처럼 자연스러운 자신의 모습이 더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는 노래지. 자신감 뿜뿜, 자기애 넘치는 가사가 참 사랑스럽게 들려. 벌써 틱톡과 릴스에서는 이 노래로 챌린지 영상이 많이 올라왔다고 해! 춤이 어쩐지 쉬워 보여서 나도 출 수 있을 것만 같아👀 그리고 찰리푸스 뮤비에 이어 이 뮤비에서도 가히밤이 나왔어. 도대체 가히의 PPL은 어디까지인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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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생밤은ㅣ일본 드라마 [MIU404] 전편을 정주행했고,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보기 시작했어. 송중기는 어떻게 대학생 연기가 아직도 안 어색할까? 그리고 집 계약을 대비해 유튜브 [씨리얼]에 올라온 전세사기 시리즈를 보며 공부했는데, 아무리 철두철미하게 신경을 써도 작정하고 달려든 사기꾼에게는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한숨을 쉬었어😒
👇 누군가에겐 고막테러, 나에겐 뚫어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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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증 나고 답답할 때 듣는 노래 있어? 나는 그럴 땐 겉으로는 잔잔한 클래식을 듣는 듯한 표정으로 무키무키만만수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와 [안드로메다]를 듣곤 해😇 내적으로 지르고픈 고함을 이들이 대신 질러주는 것 같거든. 무키무키만만수의 노래는 전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지만, 이 두 노래는 특히 더 진입장벽이 높다 하더라고(영상 속 관객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는..😅). 하지만 한번 적응하면, 나처럼 앉은자리에서 코노에서 냅다 소리지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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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몽땅은ㅣ정지돈 작가님의 [스페이스 (논)픽션]을 읽기 시작했어. 공간에 대한 에세이와 소설을 엮은 책으로, 읽다 보면 무슨 말을 하는지 헷갈릴 때도 있는데 문장이 무척 재밌어서 흥미롭게 읽고 있어. 그리고 wrm에서 웹진 [it matters.]의 출판물 [book it matters.]를 받아 왔어. 소진될 때까지 책을 무료로 받을 수 있으니 궁금한 사람들은 수령해 봐도 좋을 것 같아. 그리고 환혼 시즌2 [환혼: 빛과 그림자] 예고편을 봤어. 우숩구 유치한데 은근히 재밌단 말이지... 나의 숨보드(숨어 보는 드라마)랄까.🙄
👇 외대 다녀도 파파고는 필수라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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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한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오오티비 스튜디오에서 새로운 콘셉트의 영상을 업로드했어. 여러 대학의 다양한 학과를 리뷰해 주는 '전과자(=매일 전과하는 남자)'야. 영상은 비투비의 멤버 이창섭이 태국어과를 체험하는 내용인데, 재학생도 파파고를 애용하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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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당신에게 영화 [프란시스 하]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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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청소는 자주 해? 청소는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아니, 많이 귀찮은 일이야.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려면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내가 사용했던 모든 물건들을 정리해야 하지. 주말에는 먼지 쌓인 바닥을 청소기로 돌리고 물걸레질을 하고, 주기적으로 환기도 시켜야 해. 한 번 청소 시기를 놓치면 갑자기 돼지우리가 된 집을 발견할 수 있을 거야. 옛날에 나는 옷을 바로 개어두지 않고 의자에 그대로 벗어놨다가 바지나 티셔츠가 10벌이나 쌓인 걸 보고 놀란 적도 있어. 이렇게 청소를 귀찮아하고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룬다고 해서 더러운 집을 좋아하는 건 절대 아니야. 그저 그때의 나는 다른 걸 하느라 정신이 없었거나 집을 돌볼 마음의 여유가 없던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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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나처럼 방이 더러운 사람이 있어. 영화 [프란시스 하]의 주인공 프란시스야. 무용수인 프란시스는 출판사에 다니는 친구 소피와 뉴욕의 한 아파트에서 같이 살고 있어. 둘은 모든 일상을 공유할 만큼 가깝게 지냈지만, 소피가 아파트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다른 친구와 새로운 집으로 이사가게 되면서 프란시스의 홀로서기가 시작돼. 프란시스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도 하고 다른 룸메이트를 구하기도 해. 다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프란시스인데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게 특이해. 몇몇 장면에서 프란시스는 관계에 있어 을처럼 보였거든. 새 친구에게 맛있는 밥을 사기로 했는데 카드에 잔액 부족이라고 뜨자, 프란시스는 자기가 내겠다는 친구를 두고 현금 인출기로 뛰어가. 제대로 작동하는 현금인출기를 찾아서 꽤 많이도 뛰었지. 그렇게 뛰다가 넘어지기도 해. 하지만 다친 것도 개의치 않고 돌아와 기어코 밥을 사고 말아. 또 본인도 손님으로 초대받은 집에서 새로 온 다른 손님들에게 나서서 요리를 대접하기도 해. 집주인도 아니면서 말이야. 다른 손님들이 집에 갈 때 집주인들은 친절하게 배웅해주지만, 프란시스가 집에 간다고 하니 가는 길을 알려줄 뿐 별다른 배웅도 없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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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프란시스의 모습에서 나는 조금 짜증이 났어. 왜 사람들이 자신을 대접해 주지 않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거지? 하는 의문이 들었거든. 소피와 지낼 때 프란시스는 “우리는 세계를 정복할 거야. 너는 유명한 현대 무용가로 이름을 날릴 거고, 나는 너에 대한 비싼 책을 써서 출판할 거야”라는 소피의 말을 좋아했어. 어렴풋이 프란시스의 꿈을 알 수 있었지. 하지만 프란시스는 내가 보기엔 꿈을 실현하기 위한 뚜렷한 계획이 없어 보였어. 다른 사람에게 쉽게 휘둘리고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잘 모르는 그저 어리숙한 20대의 모습이었지. 영화에서는 계속해서 프란시스의 답답한 모습을 다채롭게 보여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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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달라진 모습이 하나 있어. 바로 방을 청소한다는 거야. 비록 청소하는 장면은 한 장면뿐이고 본격적인 청소도 아니지만, 소피가 더러운 프란시스의 방을 보며 계속 옷을 아무렇게 벗어놓으라고 네가 변하는 게 싫다고 했던 걸 떠올려 보면 프란시스가 조금이라도 변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불안정한 모습에서 안정을 찾아가지. 자신이 원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차이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고 해야 하나. 하고 싶은 일만 하던 프란시스가 영화 후반부에서는 하고 싶지 않던 일을 하고 있어. 자신을 돌보는 대신 현실과 타협한 프란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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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가다 보면 원하든 원치 않든 어떤 식으로든 성숙해지게 되는 것 같아. 나는 10년 전에도 지금도 집을 잘 어지르지만, 10년 전보다는 더 적게 어지르고 더 자주 집을 치우거든. 그때의 내 꿈과 지금 내 꿈이 크게 변한 것처럼 말이야. 누군가 직업이 뭐냐고 물었을 때 프란시스는 이렇게 대답해. “제 직업이요? 설명하기 힘들어요. 진짜 하고 싶은 일이긴 한데 진짜로 하고 있진 않거든요.” 언젠가는 프란시스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나도 예전의 꿈을 지금도 꿀 수 있으면 좋겠어. 프란시스가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면 영화에서 결말을 보는 걸 추천할게. 이상적인 결말인지 아닌지 고민해 봐도 재밌을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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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몬 💬 우리나라의 경기 있는 날이면 온가족이 티비 앞에 모였어. 아빠는 과몰입 하며 본인이 뛰기라도 할 것처럼 훈수를 뒀고 나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봤지. 우리나라 선수가 골을 넣었던 순간이 기억나. 옆집 아랫집 윗집 할 것 없이 와! 하는 함성과 박수가 터져나왔거든. 16강에 이어 4강까지 진출하면서 이게 되네? 우리 진짜 우승하는 거 아니야? 하는 희망을 품기도 했어. 우리나라가 축구를 잘하는 나라가 아니었기 때문에 더 놀랐던 거 같아.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비 더 레즈 티는 꽤 자주 입었어. 그 티를 입고 가족들이랑 상암월드컵경기장에 가서 월드컵의 열기를 조금이나마 느끼기도 했지🔥 2006년 월드컵 때는 2002년의 응원 열기가 이어졌어. 그때는 나도 좀 컸다고 친구들과 집 근처 우장산 축구장에 모여 밤 늦게까지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지켜봤어. 다 보고 집에 들어갔다가 늦게 들어왔다고 쫒겨날 뻔했던 건 비밀🤫 갈수록 월드컵이나 축구 경기에는 흥미가 없어졌지만, 일본이랑 붙는 경기는 꼭 챙겨봤던 거 같아. 일본한테 지는 건 어쩐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이번 월드컵에서는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실력을 제대로 뽐내줬으면 좋겠어!
🌰 생밤 💬 친구들은 대부분 김남일 선수와 안정환 선수를 좋아했는데, 나는 골키퍼 이운재 선수와 주장 홍명보 선수를 좋아했어. 대포 같은 공을 막아내고, 찡긋 웃어 보이는 얼굴이 듬직하고 멋있었거든! 그리고 2002 월드컵의 명장면은 4강전의 승부차기 아니겠어? 그때 키커로 나온 선수들 다 멋졌지만, 주장 홍명보가 부담을 이겨내고 마지막 골을 넣고 환히 웃는 모습은 그리라면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하게 남아 있어 😂
🧦 몽땅 💬 온 가족이 함께 응원하러 원정을 떠난 것도 생각나. 우리 동네는 작아서 응원의 열기를 느낄 만한 곳이 없었거든. 엄마는 이때다 싶었는지 우리에게 비 더 레즈 티를 입히고, 태극기를 둘러 주고, 붉은 악마 머리띠까지 씌워 줬어.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서 도착한 곳에서 해가 떨어질 때까지 응원하며 놀다 온 추억이 있지. 2002년 전에는 월드컵을 잘 몰랐던 것 같아.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가 축구를 엄청 잘하는 줄 알았어! 4강까지 갔으니까 말이야. 그다음, 다음 월드컵을 지켜보면서 내가 알던 것과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 그래도 꿈★은 이뤄질 테니 이번 월드컵도 열심히 응원해 보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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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결혼식날에 우리나라 축구 경기가 있으면 결혼식은 안중에도 없고 다같이 응원을 했어. 장례식장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지. 길거리는 온통 빨간색 티를 입은 사람들로 가득했고 말이야. 이쯤 되면 우리나라 사람들 축구보다 응원에 미쳐 있던 게 아닐까👹 이렇게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었던 적도 잘 없었던 것 같아. 어쩐지 영상을 보니 코끝이 찡해지는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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