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규모가 작은 회사에 다니던 때 두 번째 워크숍을 갔어. 이미 한차례 다녀온 우리는 밤새 대표님 몰래 우리끼리 노는 법을 터득했지. 그날 밤도 대표님이 객실로 들어가자 우리는 다 같이 한 객실에 모여 할리갈리를 시작했어. 재빠른 손 동작이 오가던 중 갑자기 객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대표님이 우리가 같이 있는 걸 알고 함께 놀고 싶어서 찾아온 거지. 우린 마치 짜기라도 한 듯 카드와 종을 쇼파 밑으로 휙휙 밀어넣고 술을 치우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대표님을 맞이했어. 이미 여럿이 모여 있는 것부터 수상했을 테지만 우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덕분에 대표님은 소외감을 덜 느낄 수 있었지. 그때부터였을까 싫은 사람에게도 웃으면서 대할 수 있었던 게...?🙄
🙁넵: 난 워크숍에 진심인 회사에 다녔었어. 1년 6개월이라는 재직 기간 동안 1박 2일 워크숍을 3번이나 갔으니 말 다했지. 게다가 워크숍을 갈 때마다 일정이 정말! 빡빡했어. 그때 회사 대표님이 '게임'에 완전 미쳐 있어서 온종일 우린 게임을 해야만 했어. 둘씩 팀을 짜서, 배드민턴, 당구, 오목, 노래방 점수 대결, 요리 대결, 애니팡, 런닝맨(이름표 발주까지 함) 등등 진짜 별별 게임을 다 했지. 일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힘들었어... 그래도 모든 게임 스케줄(😣)을 마치고, 밤에 대표님의 돈으로 술과 고기와 회를 양껏 먹는 순간은 굉장히 즐거웠어. 그땐 체력도, 주량도 빵빵할 때라 마치 대학교 MT 온 것마냥 밤새 즐겼다넵. 지금 생각하면 참 어떻게 그랬나 싶어...🤔
🙂넹: 워크숍으로 등산을 갔던 사람이 바로 나야 나🙋 그때는 지금처럼 운동에 재미를 붙이지도 않은 상태라 체력이 정말 안 좋았어. 그리고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회사에서는 워크숍 일정을 직원들에게 제대로 공유해 주지도 않았지. 어딘가로 놀러 가나 보다, 일단 회사를 벗어나서 좋다!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 그렇게 아무런 준비 없이 마주한 산. 심지어 초여름이라 나는 슬리퍼를 신고 있었거든. 그런데 어떻게 해? 산 앞에서 못 오르겠다고 할 수는 없잖아🥲 조심조심하면서 아슬아슬하게 산에 올랐던 기억이 나. 그래도 회사를 벗어나서 초록을 보고 넓은 하늘을 감상하니까 개운하긴 하더라고! 하지만 난 그날 이후로 다시는 산을 찾지 않았어... |